시인의 방

땅끝에 서서/박가월

egg016 2008. 11. 14. 22:59

 

 

 

땅 끝에 서서

                               

                                          남해의 끝자락  

육지의 땅 끝에 왔노라

인생사 시름 짊어지고

난간 위에 섰노라

땅 끝에 서서

내 인생 과거사를

지는 노을에 실어 보내고

파도에 손을 씻고

파도에 발을 씻고

인생사 다시 써라

다시 일어서라

모든 근심 버리고

잃을 것 없는 빈 몸으로

다시 일어서라

꿈 이루지 못하면 어떠리

빈 몸으로 왔다가

그렇게 가는 것을

여기서 다시 시작하라

파도는 날 떠밀어라.

 

 [월간 문학바탕 발표 20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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