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도 아닌 것이/박가월 황진이도 아닌 것이 네 년이 황진이도 아닌 것이 내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것이다 이리도 몰랐던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여인아 머리 속에 떠나지 않는 곡두 네 년이 무엇이관데 내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냐 黃眞伊가 있은들 무슨 소용 있으랴 보고 싶은 미운년. 박가월 *월간 문학세계 발표 2003/6*.. 시인의 방 2008.09.06
기다림에 대하여/박가월 기다림에 대하여 그대 오지 않아도 좋다 기다림의 신분은 가난한 것이니 잃을 것이 없어 좋다 그대 오며는 좋은 거지만 오지 않아도 그만이다 사는 것은 기다림의 연속이니 안달하지 않는 마음이다 언제 올 줄 모를 기대 속에 정을 듬뿍 담지는 않는다 가난해도 넉넉한 바램이니까 실망하지 않을 정도.. 시인의 방 2008.08.27
[스크랩] 張가야 李가야 張가야 李가야 1 여보게 張가야 한 잔 하러 가세 내 뒤따라감세 마누라 금방 오이 먼저 갈 테니 뒤따라 오게나 이쪽 金여사 포장마차로 오게. 2 어서 오이소 왜 혼자 왔는겨 張가놈이 이리로 온다고 했소 오늘도 찾아오니 고맙슴더 우리가 같이 돕고 사는 게지 시장에서 모른 체 할 수 있남요 張가하고 .. 시인의 방 2008.08.23
산천이 내 소유 산천이 내 소유 박가월 깊은 골짜기에 사는 사람들은 문명을 등지고 살아도 부자가 갖지 못하는 자연을 누린다 하루가 아닌 밤낮으로 일년 열두 달 문명인이 누리지 못하는 청정의 숲 하늘과 바람과 공기와 달과 별과 물소리 새소리와 벗하고 산다 도시에서는 맡아보지 못한 내음 사시장철 산에 먹을 .. 시인의 방 2008.08.21
소곡주 여인/박가월 소곡주 여인 박가월 서천 땅을 들어서며 소문을 듣지 못했나요 한산에 와 맛보지 않았나요 서천 땅을 지나가며 풍문으로 들리지 않던가요 앉은뱅이술 소곡주 왕이 찾던 백제 궁중술 목욕재계한 여인이 소복 차림에 정성 들여 빚은 한산의 명가술 한산지방에 들리거든 주막에 들려 한잔 마셔 보구려 .. 시인의 방 2008.08.14
장날 반 보기/박가월 장날 반 보기 박가월 1 사오십 리 먼길도 아닌데 불현듯 친정 식구가 삼삼하여 해가 중천에 올라 콩 한 말 이고 나들이옷 휘저으며 나선 이십오릿길 오일장. 2 원앙골에서 살다 어물전을 낸 산동 작은 이서방네 가게는 언제부턴가 스스럼없이 장에 가면 쉬었다 만나서 오는 원앙골 사람들의 만남의 장.. 시인의 방 2008.08.13
꽃신/박가월 꽃신 박가월 예전에, 장가 못간 노총각 만복이는 새경을 받아 세상물정 모르는 순박한 계순이를 꼬드겨 애를 베놓고 춘궁기를 피하여 마을을 떠났다 돈벌어 꽃신 사다 준다고 떠난 만복이를 진달래꽃이 핀 시냇가 산모퉁이 언덕에 나와 올 날을 기다린다 먹을 거라곤 부잣집 개밥그릇이 부럽게 커지.. 시인의 방 2008.08.07
거미의 덫/박가월 거미의 덫 박 가월 하늘과 지상의 중간 지점에 마귀 같은 놈이 덫을 놓 는다 양쪽 기둥에 가교를 놓느라 줄에 매달려 바람 을 타고 그네뛰기를 한다 견고한 기둥에 줄을 묶더 니 긴 다리를 엉금엉금 옮기면서 원을 그리며 총총 히 그물망을 엮는다 시커멓게 생긴 놈의 덫에 걸려 들면 도망을 못 가고 끈.. 시인의 방 2008.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