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창밖의 어인 바람 빠끔히 내다 보니 초저녁 어스름 스산한 초생달만 수저 곱게 놓인 저녁 밥상 호롱불만 훅, 잠재워 놓고 저멀리 도망가 버리시네 정녕 가을이 오시려는가 2009. 8.31 자작시 2016.10.03
바람 바람을 만질 수 있으면 바람 손을 붙잡고 바람이 가는 길을 따라가 볼 수 있겠지요 들판에 피어나는 꽃들을 지나 낮은 담장 덩굴을 지나 아카시아 향기 가득한 산 길을 따라 아기 사슴도 숨을 수 있는 커다란 바위 뒤를 지나 참나리 군락을 이루는 언덕을 지나 딱다구리가 쪼아 놓은 집도 .. 자작시 2016.05.16
붉게 물든 꽃 날카로운 가위로 싹둑 잘라 화병에 꽂은 그 꽃이 아름답다고 환호성을 지른다 떨어져 나간 아픔에 붉게 물 들었는데... 써 놓고 보니 쬠 비관적이라 맘에 들지는 않네요 그. 래. 두. 올려 봅니다...^^ 자작시 2016.04.29
성묘길에 만난 봄 꽃들... 노란 개나리로 저고리 만들어 입고 분홍 진달래로 화전 만들고 하얀 목련으로 이쁜 접시 만들어 빨간 동백과 함께 봄 한상을 차려낸다 자작시 2016.04.06
개미의 하루 개미의 하루 우리집 텃밭에 개미 집이 있는데요 살포시 앉아 내려다 보면 얼마나 이쁜지요 오가다 마주치면 무슨 이야기들을 그리 나누는지 머리를 맛대고 쫑알쫑알 거리구요 우리집 텃밭에 개미 집이 있는데요. 작정하고 쪼그리고 앉아 내려다 보면 얼마나 늠름한지요 제 몸보다 몇배.. 자작시 2016.03.16
독서의 힘 난 늘 조용한 아이였다 사방이 시끄럽게 정신이 없어도 읽을 꺼리를 찾아 구석진 곳을 찾아 들어 삼매경에 빠졌었다 부르는 소리에 들은 척도 안하다 방금 꿈에서 깬 듯 부시시한 모습으로 나타나 엄마한테 디지게 혼나기도 했다 항상 선이 악을 이긴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나쁜 사람들 .. 자작시 2016.03.11
잡초... 온실 속 고운 햇살을 즐기는 꽃 보다 바람을 벗 삼아 순종하는 잡초도 좋았다 늘 찬사를 받는 꽃 보다 그윽한 시선에 감사할 줄 아는 이슬 뱆힌 풀잎도 좋았다 어느 새 시들어 안타까운 꽃 보다 끈질긴 생명력을 안고 가는 야생화도 좋았다 예쁜 꽃들은 예뻤다 예상치 못했던 가치가 .. 자작시 2016.03.07
꿈은 이루어진다 항상 꿈을 꾼다아침에 눈 뜨면계곡의 물소리산새들 지저귀는 소리한낮이 되면도토리 툭툭 정겨운 소리산토끼 뛰어 노는 소리저녁이 되면풀벌레 울음소리집으로 돌아가는노루의 발자국 소리 오늘 밤 또 꿈을 꾼다산속 작은 오두막에 내가 살고 있는 전원 생활을 꿈꾸던 2009년 블로그에 .. 자작시 2016.02.24
이제 내 나이 60 울 동네 모이면 내가 제일 어리다 대부분 칠, 팔십대 물론 사십대 둘 있다 그러나 마을 일에 참석을 안한다 마을 회관에 모이는 사람들 중 내가 제일 어리다 그래서 궂은 일 도맡아 해야 한다 힘들까봐 울집대장 맨날 맨날 궁시렁 거린다 그렇다고 젤 어린 것이 뒷짐 지고 물러 나 있을 순 .. 자작시 2016.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