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며칠을...

egg016 2008. 11. 11. 07:57

 

 

 

윙~~~

며칠을 기계돌아가는 소리에 정신을 빼앗기고 컴앞에 앉으니 먼데 여행이라도 다녀온 듯 생경하다.

멍순이는 나무재단하는 기계돌아가는 소리에 자지러지고,

냥이들 모두 신경이 곤두서 숨을곳만 찾고...미안하다 이제 끝났단다.

언제부터 목수가 되었다고 남편도 나도 척척이지만 먼지와 굉음에 심신이 더 지쳤다.

설계만하던 사람이 현장의 궂은일 마다하지 않는 모습에 존경심도 일어나지만 한구석 짠한 마음 지울 수 없다.

남편이 전공하고는 전혀 틀린 이일에 매력을 느껴 뛰어든지 삼십여년...말이 좋아 인테리어지...완전 막노동이다.

젊을 때는 양복을 입고 현장에 나가던 사람이 이제는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멋쟁이가 되었다.

다니던 회사에서 처음 만난, 설계도면을 옆구리에 끼고 나타난 남편,

일이 어떤지도 모르고 그저 멋있어 보였었고, 하긴 사람이 멋있었으니까...ㅋㅋㅋ

그러나 인테리어가 그리 녹녹한 직업은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금도 주위에서 이일을 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도시락 싸들고 말릴 참이니까...거창하게 말하면 완전 종합예술이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전체적인 일을 다 알고 있어야 하니 얼마나 힘든일인지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어머님은 당신아들이 작업복차림으로 다니는 것이 항상 못마땅하시다.

'그런데요...어머니~ 그나이에 청바지가 어울린다는 것이 얼마나 멋있는데요.'

목수아저씨가 들어오면 하루 일당이 십오만원을 넘어간다.

경기가 좋을 때는 문제가 없는...이젠 목수의 소득도 줄어든 것이다.

예전에 설계팀과 영업팀이 나누어 일을 하던 때처럼 큰일은 없으니 이제는 소규모로 꾸려간다.

아니 이제는 적자수준이라 문을 닫는게 남는 장사인데도 몇십년 단골때문에 꾸려가고 있다.

몇년안에 정리하고 시골로 들어가 자연과 더불어 살 생각만해도 신난다.

아들의 걱정하는 마음도 덜어줘야한다. 제발 편하게 사시라고 노래를 하는데...그려 고마워~~

이일에 빠져 들까 현장근처에는 아예 얼씬도 하지 않던 아들이 섭섭하기도 했지만 심지 굳기가 나를 닮아서인가?ㅎㅎ

세상에 쉬운일은 없지,

며칠, 같이 일해보니 여자인 내가 하기에는 너무 힘들다. 간간히 거들다 본격적으로 나서보기도 처음이다.

그래도 일의 성취가 주는 행복감이 몸을 감싼다. 작업한 것 싣고 현장으로 나간 남편은 더욱 쉬지도 못하고.ㅠ.ㅠ.

차라리 이런 노동이라면 자연에 파묻혀 농사???를 짓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 진다.

뭣도 모르는 소리라고 하겠지만 적어도 기계소리에 마음이 핍박해지지는 않을 테니까.

 

아!참 깐순이가 또 새끼 다섯마리를...사진 찍을시간도 없었네요...훗

이번 수유기간이 끝나면 삼개월후에 중성화수술을 하기로 남편과 결정했습니다.

지네들도 종족보존에 기여할 만큼 했으니까요... 

며칠을 정신없이 보내고 이제 인사드립니다...고맙습니다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