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겨울 이야기

egg016 2008. 12. 26. 07:17

 

 

 

 

 

얼어 붙은 비탈길 

포대자루에 미끄러지는 아이들

왁자지껄 깔깔거리는 소리가

허공에 맴돌다 뚝 떨어진다

잡으려 뛰어 보지만 소리는 온데간데

무심한 아이들은 지치는 줄도 모르고 또 썰매를 탄다

 

뒷마당 장독대 쩍쩍 달라 붙는데 

내뿜는 숨소리에 하얀 김이 솔솔

아이들은 두꺼운 옷이 거추장스럽다

 

한아름 장작불에 아랫목은 따뜻해 지고

고구마는 노랗게 익어 간다

지친 아이들 생각에 에미의 마음도 정겹다 

  

눈꽃은 바람에 휘날리고

아이들은 포대자루 찢어지는 줄도 모르고

아궁이 잔불에 고구마처럼 

겨울은 그렇게 익어간다

 

 

 

 

 

 

 

 

99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오두막에는  (0) 2009.03.07
공간여행  (0) 2009.03.01
눈이 부시다  (0) 2008.11.22
너에게 나에게  (0) 2008.11.13
풍년  (0) 2008.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