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집 냥이들

울집 냥이들

egg016 2009. 6. 5. 07:34

 

  

어느날 우연한 기회에 냥이를 거두게 되면서 우리는 많은 행복을 얻었다.

강아지나 냥이들과 마주치면 예쁘다 생각만하고 만지지도 못했던 나,

안아주고 쓰다듬어주고 친정엄마도 놀랠 놀자라 하신다.

삼년동안 불어난 아이들 벅차긴 하지만

어떻게든 꾸려가고 있으니 지네들 복인지 내 복인지,

그동안 병으로 먼저 간 아이들,

서열에서 밀렸는지 떠나간 아이들,

가끔씩 밥먹으러 오는 것을 보면 별다른 사고가 없는가 싶어 안도한다.

늘 행복한 가운데 근심이 떠나질 않는다.

갑자기 어떤놈이 아프기라도 하면 가슴이 철컥 내려 앉기도 하고,

동네 큰 개들과 한판 승부를 벌이다 물려서 들어오는 아이를 보면 가슴이 미어지기도 한다.

일일이 병원에 데려갈 수 없어 약을 발라주면 또 곧잘 아물기도 한다.

컨테이너가 내집인양 자리잡고 사는 놈,

대장노릇 하고싶어 여기저기 살피며 돌아다니는 놈,

이제 어느정도 무리가 형성이 되니 더 이상 불어나지는 않는다.

동네 어르신들 지나시다 눈 동그랗게 뜨지만

쥐가 없어진 마을에 피해를 주지 않으니 그만저만 한 것일까?

우리가 끔찍이 아끼는 것을 알고 말씀 못하시는 건 아닐까?..ㅎㅎ

옆 공장에서 쥐가 많아 데려와 놓고 방치한 냥이 밥주고 거둔 줄 알기 때문일까?

시골갈 때 다 데려가고 싶지만 

손안에 잡히지 않는 애들 그럴 수도 없고 근심 걱정을 안고 산다.

그래도 얘네들 덕분에 행복을 안고 사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백번을 생각해도 사랑스런 웬수들... 

 

그런데 얘네들아 너희들이 고마워 하는 마음 충분히 안단다.

그러니까 새앙쥐 물어다 밥그릇에 놓지는 말아줄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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