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돌아온 만복이

egg016 2009. 8. 15. 11:34

 

 

 

돌아온 만복이

 

세상이 그리 녹녹하진 않았나 보다

아이고 꽃신 사온다던 이눔의 꼴이

장바닥에 널린 시레기 만도 못하니

내 널믿고 두려움도 참고 견뎠건만

그래도 돌아온 만복이 기쁜 계순이

뒷산 진달래를 찾아 두리번 두리번

     

 

 

 

'박가월'님의

'꽃신' 계순이는

아직도 만복이를 기다리고 있군요

계순이를 위해서

'돌아온 만복이' 올려 봅니다

 

 

꽃신

 

예전에, 장가 못간 노총각 만복이는

새경을 받아 세상물정 모르는 순박한

계순이를 꼬드겨 애를 베놓고

춘궁기를 피하여 마을을 떠났다

돈벌어 꽃신 사다 준다고 떠난 만복이를

진달래이 핀 시냇가 산모퉁이

언덕에 나와 올 날을 기다린다

먹을 거라곤 부잣집 개밥그릇이 부럽게

커지는 배에 허기를 채우는데

계순이는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입술에 분홍 물이 듬뿍 들고 혓바닥이

배도록 진달래을 따 먹는다

기약 없이 떠난 만복이를 기다리느라

철새들이 울어대는 언덕에 나와

배가 자꾸 커지는 두려움도 잊고

얼굴에 기미가 끼고 입술이 타들어가도

남산만한 배를 달고 놀 생각에

신이나서 꽃신 사올 만복이가 제일 좋다

 

 

*월간 문학세계 발표 2006/5*     박가월   *별*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다림  (0) 2009.08.31
산속 작은 오두막  (0) 2009.08.24
Secret Garden  (0) 2009.08.04
자연의 의미  (0) 2009.07.25
I Love You More And More Everyday  (0) 2009.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