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방

11월

egg016 2008. 10. 19. 10:40

 

 

 

 

11월

 

은행나무는 잎을 훌훌 벗어버리고

두말 닷 되의 열매를 베푼다

봄에 싹을 틔운 뜻이 여기 있었구나

나는 버릴 줄 모르고 움켜 쥘 줄만 알아

마음 속에 욕심을 움켜쥐고 산다

버릴 것은 버리고 내려놓으면

마음이 한결 가벼울 텐데

마음에 두말 닷 되가 들어앉았는지

불편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마음을 짊어져야 마음이 놓인다

나무처럼 때가 되면 줄 주도 알고

벗어버릴 줄도 알아야 하거늘

마음으로부터 움켜쥐고 벗어버리지 못하는

11월의 마음에 근심걱정이 쌓인다.

 

-박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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