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수다

egg016 2010. 4. 9. 11:01

 

 

 

울 동네 사우나에서...

가끔 마주치는 낯익은 젊은 아낙이 냉커피를 사겠단다...왜?

지난 겨울 강 추위에 수도 꼭지가 얼어 세탁기를 돌릴 때마다 드라이기로 녹이느라

여간 성가신게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럼 철물점에 가서 열선을 사다가 수도 꼭지에 감고 콘센트에 꽂아 놓아라는 말을 듣고 그렇게 했더니...

그 후 얼지를 않아 얼마나 편한지 모르겠다고 정말 감사하다고...

그리고 세탁 후 빨래를 꺼내고 빈통 그대로 탈수를 해 놓으면

파이프에 고여 있던 물이 빠져 나가니 고생하지 않을거라고 가르쳐 주었었다.

벌써 두달이란 시간이 흘렀는데도 잊지 않고 고마웠다고...^^

 

사실 사우나에서 땀을 빼려고 앉아 있는 시간이 무료하기 때문에 수다떠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이번 부녀 회장은 일을 잘 못한다는 둥, 

누구네 집에 사위를 봤는데 완전 재산 말아 먹을 놈이라는 둥 그저 흉잡기 바쁘다.

내 일이 아니라고 마구잡이로 떠드는 사람들 대부분이 우리 또래 웬만큼 나이가 든 아낙네들이다.

그리고 몰려 다니면서 돈 자랑에 자식 자랑에 입이 근지러워 가만히 있질 못한다.

뭐 하나 잘난 것이 없는 나는 그런 자리에 끼고 싶지 않아 그저 웃어주고 만다.

누구네 집에 무슨 일이 있었나 알고 싶으면 사우나에 가서 가만히 앉아 있음 된다...ㅎㅎ

그러나 살림에 필요한 이야기들을 할 때면 내가 알고 있는 비법을 나누어 주기도 한다.

그 젊은 아낙이 하는 말...

쓸데없는 수다만 떠는게 아니라 이런 생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고...

나이든 우리네보다 훨씬 현명함이 돋보여 얼마나 이쁜지 나도 삶은 달걀을 샀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하지만

생활의 지혜를 나누는 이런 수다는 얼마든지 떨어도 좋겠다는...

기분 좋았던 수다...^^

블벗님들 즐거운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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