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아들

egg016 2008. 6. 10. 08:49

 

아들 중2학년 때

일 때문에 잠시 제주도에 내려가 살 때다.

정든 친구들과의 우정을 떼어놓은 것부터

사춘기에 들어선 아들은 예민해 져 있었고,

바다가 가까운 곳에 자리 잡은 우리 집엔,

동료들이 낚시하다 두고간 낚시대가 있었다.

아들 혼자서 만지작 거리던 중,

아뿔사,,엉망으로 엉켜버렸다.

아이는 겁에 질렸고

순간 나는 화가 나려하고,

지금도 가만히 그때일을 생각하면,,,

 

도저히 풀 수 없는 상태였다.

잠시 뒤돌아 감정을 가라앉힌뒤

"아들아 풀 수 있을거야!"

"어떻게!"

아무 소리 안하고 풀기 시작한지 두어시간

"아! 드디어 풀렸다!"

아들의 눈은 안심으로 물들어 갔고, 나는 잘난 척 한마디 했다.

"살아 가면서 풀지 못할 일이 생기면,오늘의 낚시줄을 생각했으면 해!"

 

내가 그 순간 감정을 가라 앉히고 풀 수 있었던 것은

'하면 된다' 라는 마음을 주어야 겠다고 생각한 오기였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군대에서도 학교에서도 지금까지 맡은일

책임감 있게 사회 생활을 하는 아들이 대견스럽다.

 

그런데 지금도 궁금한건 혹시 엉킨 낚시 줄은 쉽게 풀 수 있는 건 아닐까,

아들에게 교훈을 주려고 인내를 발휘 했지만,

쉽게 풀 수 있는 것을 잘난 척 한건 아닌지,,,

 

그후로 낚시 줄만 보면 경끼를 일으켰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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