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안한 것 보다 낫다!

egg016 2008. 9. 21. 07:22

 

 

표현을 하는데 있어 인색한 사람이 있다.

어머니를 흉보는 것은 아니지만 ㅋㅋ...

이렇게 웃어야 내마음도 편하지 싶어 그냥 웃어 본다.

나이가 들어감에 몸에서 나는 냄새는 옆사람을 괴롭힌다.

팔년전 엄니수발을 들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몸에서

심한 냄새가 나는걸 느끼기 시작했다.

괄약근이 느슨해 지면서 자신도 모르게 흐르는 분비물이

속옷을 적셔도 본인은 느끼지 못한다.

그렇다고 그런 얘기를 대놓고 할 수 는 없었다.

안그래도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데,,,

거기다 기름을 부어 화력이 커지게 할 수 는  없는 노릇 아닌가.

"엄니 속옷 갈아 입으세요. 빨래 할 참이니까"

"나처럼 깨끗히 하는 사람이 어디있냐?"

벌써 자존심 상할라 하신다. 이크!!! 다른 방법으로,,.

"엄니 젊을 때 속옷을 매일 갈아입지 않으셨어요?

그러니까 얼른 갈아 입으세요."

할 수 없이 빨래를 내 놓으신다. 이럴 때 마다 나의 지혜가 총동원 되어야 한다.

그런데 옷만 갈아 입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원인 제공이 따로 있었으니...

목욕을 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시작된 엄니 목욕시키기...

이거 완전 중노동이다. 나도 한 덩치 하지만 우리 엄니 나보다 쬐금 더 하시다.흐흐,,,

나만의 엄니 목욕 방법...알아 두시라 혹시 써 먹을 때를 대비하여...

변기에 앉으면 아주 편한 자세로 목욕을 할 수 가 있다.

샤워기를 이용해서 머리부터 감고 온몸에 비누칠을 한 다음 씻어 내리면 끝이다.

그런데 며칠에 한번 하는 목욕이라 해도 웬 때가 그리 많은지...

이태리 타올 양손에 끼우고 다리부터 밀고 올라가 배 팔 등 차례대로 때를 민다음 마지막에 일어서게 하고,

비누칠로 마무리한다. 목욕 도우미로 나서도 손색이 없을 만큼 내실력은 점점 늘어간다.

목욕탕에 가면 편하리라 생각하고 처음 몇번은 모시고 갔었지만 그건 힘이 더 들었다.

옷갈아입고, 오고가며 소비하는 시간이 더 들고,

엄살쟁이 우리 엄니 탕안에서 어지럽다고 하실땐 대략난감이고,

어쨋든 내가 생각해도 아주 편하게 목욕하는 방법을 터득한 셈이다.

샤워만 해도 시원한 상황에 때까지 밀었으니 얼마나 상쾌할 것인가!

그런데 엄니하시는 말씀 "안한거 보다 낫다!" "아이고!!!내가 못살어~"

남 흉보는거 이등하라면 서러우실 분이다. 하물며 뭘 바래...

하지만 나도 칭찬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인 것이다. 

어떤 피해의식이 자라잡고 있는지 모르지만 알고도 모를 엄니의 속마음이 항상 궁금해진다.

엄니 때미는 날은 난 죽는 날이다. 허리도 끊어질 듯 아프고 손마디도 욱신거린다.

복도 많으신 양반...우리 시어머니다.

표현에 인색하지 말자고 다짐에 다짐을 한다.

"너 아니면 누가 이렇게 해 주겠냐. 고맙다!" 아마 속으론 그러시겠지...

그런데 당신아들들과 손주들 칭찬할 때는 입에 침이 마르지 않던가!!! 

"어머니~~ 당신을 모시는 건 아들이 아니고 며느리라고요!!!~~~"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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