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겨우내...

egg016 2011. 3. 3. 12:54

 

 

겨우 내 마을 회관에 모여 농한기를 보내는 시골의 인심 정말 재미 있었습니다.

컴 앞에 앉을 시간마저 빼앗겨 버린 마을 어르신들과의 하루 일과는

아침 설거지가 끝나기 무섭게 발걸음이 바빠지고

젊지는 않지만 그래도 제일 젊은 축에 들어가는 나...ㅋㅋ

주방에 들어 가면 제일 꼬붕이니 아직은 설겆이 정도만 해야 하지만 낄 수 있는 즐거움이 배가 됩니다.

연륜이 쌓인 반찬 만들기는 나에겐 아직 무리일 수도 있구요...ㅎㅎ

 

지난 연말 마을 주민들 모두 외식을 한다고 따라 나서라는 성화에 붙들려 갔다가 찍어드린 단체사진,

저렇게 멋있는 함박 웃음으로 화답하시는군요.

예쁜 액자에 끼워 회관에 걸어 드렸습니다.

그동안 많은 사진을 찍었었지만 단체 사진이 걸린 건 회관이 건립이 된 이후 처음이라니...ㅎ~

 

유난히 추웠던 이번 겨울 영하 20도가 넘나 드는 가운데  따뜻한 방에 모여 앉아,

마을에서 일어 나는 모든 일들을 귀동냥 할 수 있는 재미 또한 빠질 수 없지요...ㅎㅎ

 

"우리 집 보일러가 얼었는지 작동이 안되네 누구 젊은 사람이라도 있어야 봐 달라고 하지..."

"얼른 서비스 기사를 불러야지 무신 젊은 사람 타령은?..."

기다렸다는 듯 이구동성 모두들 한마디씩...ㅋㅋㅋ

 

"하수도 파이프에 고여 있는 물이 얼었는지 물이 안 빠지네..."

한낮에도 영하를 넘나드는 날이 며칠씩 계속되었으니 뜨거운 물도 소용이 없어 녹일 엄두도 못내고

깨뜨리면서 뚫어 보려다 미끄러 넘어져 생채기도 나시고...에휴~

 

무슨 일이 나면 누구하나 빠지지 않고 한마디씩 거드는

서로 서로에게 지나친 관심들이 안그래도 속상한 마음을 언짢게도 하지만

그 중 앞 뒤 사리가 밝으신 어르신께서 목청을 높히시면

얼른 알아 들으시고는 금방 입을 다무시는 어르신들...

(무지 귀여우십니다...ㅋㅋㅋ)

 

요즘 매일 아침 이장님 확성기 소리...

"에~ 에~ 알려 드리겠습니다.~"

퇴비, 소금, 볍씨, 감자씨, 영농자금 등등 올 한해 살림 살이 주문하시라고...

앞서 틀어주는 뽕짝 멜로디와 함께 활기찬 하루를 시작합니다. 

시골에 자리 잡고 맞이한 첫 겨울 이제 서서히 끝나가는 듯 하더니 꽃샘 추위가 반짝하는군요. 

그러나 사진 속 할머니들의 고운 옷 차림처럼 누가 뭐래도 이젠 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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