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방

거미의 덫/박가월

egg016 2008. 8. 5. 15:01

 

 거미의 덫

 

박 가월

 

하늘과 지상의 중간 지점에 마귀 같은 놈이 덫을 놓

 

는다 양쪽 기둥에 가교를 놓느라 줄에 매달려 바람

 

을 타고 그네뛰기를 한다 견고한 기둥에 줄을 묶더

 

니 긴 다리를 엉금엉금 옮기면서 원을 그리며 총총

 

히 그물망을 엮는다 시커멓게 생긴 놈의 덫에 걸려

 

들면 도망을 못 가고 끈끈이 비단 줄에 옴짝달싹도

 

못한다 소득 없는 바람만 통과 시키고 어떤 놈이건

 

걸려 들면 죽음을 맞는다                                    

 

*월간 문학세계 발표 2006/5*             별

 

 

덩치 큰 잠자리도

어김없이 걸려 들었다

실패에 실이 감기듯 묶인 이놈은

이 파란 하늘을 날지도 못하고 쯧쯧쯧

 

무심한 바람은 혼자 잘도 빠져 나간다

e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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