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방

산천이 내 소유

egg016 2008. 8. 21. 01:14

 

 

 

산천이 내 소유

박가월

 

 

깊은 골짜기에 사는 사람들은

문명을 등지고 살아도

부자가 갖지 못하는 자연을 누린다

하루가 아닌 밤낮으로

일년 열두 달 문명인이 누리지

못하는 청정의 숲

하늘과 바람과 공기와 달과 별과

물소리 새소리와 벗하고 산다

도시에서는 맡아보지 못한 내음

사시장철 산에 먹을 것들이

숨겨져 찾기만 하면 되는

눈 뜨면 병풍처럼 늘 맞이하고

죽어서도 누가 갖고 가지 못하는 산세

보며 즐기고 가는 것이니

욕심 내지 않아도 내 앞에 있어

자연스럽게 산천이 내 소유가 된다.

 

 

 

[스토리문학 2007/7]

 항상 꿈을 꾼다

아침에 일어나면
계곡의 물소리
산새들 지저귀는 소리

한낮이 되면
도토리 툭툭 떨어지는 소리
산토끼 뛰어 노는 소리

저녁이 되면
풀벌레 울음소리
집으로 돌아가는

노루의 발자국 소리

오늘 밤에도 꿈을 꾼다
산속의 작은집에
내가 살고 있는 꿈을

e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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