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방

참새/박가월

egg016 2008. 9. 11. 10:45

 

 

참새

 

 

너같이 조잘대는 놈은 없을게다

아기 주먹만한 놈이

모였다면 철딱서니 없이

수런대는 갈잎에 수다를 떤다

제철을 만나 몰려다니며

쉴 새 없이 까불대도

한 입 살점도 안 되는

놈의 꼬락서니가

동네가 떠나가라 한다

고놈은 잠도 없는지

정원 나뭇가지에 와서는

동 텄다고 곤한 잠을 깨우는데

하도 밉살스러워

나무를 베어 버려야지 못살겠다

슬쩍 낮 서리나 해쳐먹는

이 몹쓸 짹짹이, 짹짹이 놈!

 

 

 

[영주연합신문 게재 200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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