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집 냥이들

거금이(잘가라 아가야)

egg016 2009. 8. 2. 04:49

 

 

 

 

 

 

 

 

거금이(yuki님이 이름 붙여 주었어요)가 콩팥에 이상이 생겨

탈수 현상이 일어나 링겔 맞고 이틀을 입원 퇴원을 반복하였습니다.

그제 병원에서 데려오니 잘 먹고 잘 놀길래 맘 놓고 들어가 자고

아침에 나와 보니 오줌을 한 바가지 싸놓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또 축 늘어져 있더군요.

지난번 깜찍이하고 같은 증상이지만 다행이 일찍 발견하여 병원에 갔기에

위험한 고비는 넘겼습니다만...

 

이 생각 저 생각 꼬리를 뭅니다.

얘네들한테 쏟는 정성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지 회의도 듭니다.

밥이나 주면서 밖에서 지들끼리 살게 내버려 두었다면 이렇게 아프진 않을텐데

일을 만들고 사는 제가 지금은 미워 죽겠습니다.

어미도 포기한 아이를 아니 어미 품에서 떠난 아이를

무슨 수로 다 일일히 봐 졸 수 있을지 이젠 겁이 나는군요.

아픈 것을 보고 가만히 있지도 못하겠고

의사도 자신하지 못하는 너무 작은 냥이

탈진할까 걱정되어 꿀물이라도 먹이려고 잠 안자고 지키고 있는 저...ㅉㅉㅉ

 

*****************************************************************************************************************************

 

8월3일 

애원하듯 바라보는 맑은 눈빛에 난 빠져 버렸단다.

 잊지 못할 것 같구나.

잠깐씩 정신이 들면 그 기운으로 내 뒤를 졸졸 따라 다니던 너,

나에겐 천사의 모습으로 보였단다.

이 세상에서 사람만이 행복해야 된다는 법은 없단다.

우리가 함께한 시간동안 행복했으리라 믿고 싶구나,

무지개 다리 건너 하늘 나라에서 편히 쉬거라.

품에 안고 너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서 고맙다.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거금아 안녕!

너를 안고 있는 동안 행복했단다.

사랑한다

 

 

 

 

 오전에 병원에 갔으나 원장님이 가망이 없다고 편히 보내주자고

녜 저도 거금이하고 마지막 인사를 나눴습니다.

어떻게 해야 편하게 해 주는 것인지 제가 미련하게도 몰랐습니다.

자력으로 일어나기엔 너무나 어린 생명 

욕심으로 붙잡고 있었나 봅니다..

미안하다...

 

 

'울집 냥이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콩순이 아가들  (0) 2009.10.27
따스한 햇살   (0) 2009.10.09
업둥이  (0) 2009.07.23
삼돌이가 곧 떠나요  (0) 2009.07.08
삼돌이의 하루  (0) 2009.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