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아씨'

egg016 2009. 8. 12. 09:00

 

 

비가 내려 덥지 않은 날 모처럼 장농 속 정리를 하면서

웬 옷들이 이렇게 많은지 놀랍니다.

정작 입는 옷은 몇벌 되지도 않는데

한쪽 구석에 눈길조차 미치지 않는 옷들... 

 

올해 90이신 울어머니,

일년이 가고 이년이 가도 이젠 찾아 뵙는 사람도 없네요.

부쩍 쓸쓸해 하는 모습을 뵈면 잘해 드려야지 다짐도 하건만

어느새 의무적인 나를 발견하고

또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합니다.

 

우주의 시간으로 지구의 백년은 한 순간일텐데

지구에서의 백년은

어쩌면 너무 긴 시간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긴 시간의 준비를 지금부터 하지 않는다면

살아온 날들이 또는앞으로의 날들이

무의미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갑자기 두려워 지기도 하는군요.

 

가끔, 너무 오래 살아도 욕이다 푸념을 하시는 울엄니 

또 막상 떠난다고 생각하면 두려우신가 봅니다.

낸들 안그럴까요.

 

평생을 '아씨'로 살아오신 시어머니  

'이미자'의 '아씨'를 들으면 좋아 하실까?

 

 

 

160

 

 

 *저승사자가 부르면*

       

        *回甲*회갑 (61) 지금 안계시다고 여쭈어라.

       

        *古稀*고희 (70) 아직 이르다고 여쭈어라.

       

        *喜壽*희수 (77) 지금부터 老樂을 즐긴다고 여쭈어라.

       

        *傘壽*산수 (80) 아직 쓸모가 있다고 여쭈어라.

       

        *米壽*미수 (88) 쌀밥을 더 먹고 가겠다고 여쭈어라.

       

        *卒壽*졸수 (90) 서둘지 않아도 된다고 여쭈어라.

       

        *白壽*백수 (99) 때를보아 스스로 가겠다고 여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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