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블 친구를 만나던 날

egg016 2009. 9. 14. 07:08

 

 

밤새 내리던 비가 그치고 곱게 햇살이 퍼지던 주말 아침

친구를 만나러 가는 발길은 즐거운 설레임에 마냥 가볍다

버스를 타고 삼십분쯤 지났을까

갑자기 몰려온 구름은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고 내려 왔는지

양동이로 퍼붓듯 세차게 쏟아 붓는다

앞으로 한시간은 더 가야 하는데 그안에 그치겠지

광화문이 가까워 오니 폭풍우까지 동반한 비가 내린다

인도와 차도의 경계선엔 계곡물이 흐른다

지하철 입구까지 100m도 안되는 거리 비를 맞을 자신이 없다

신문 가판대에 우산이 놓여져 있다

당당하게 쫙 펴들고 폴짝 폴짝 걷는다

지하도 입구에서 내려다 보니 데모라도 하듯

기상청을 윈망하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도 없다

반쯤 내려와 하늘을 쳐다보니 어느덧 빗줄기는 약해지고

약속 장소에 다다를 때는 햇빛이 쨍쨍 바보가 된 느낌

내 마음을 들킬까 우산을 팽개쳐 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동갑 끼리의 만남은 접시를 깨뜨리기 충분한 시간으로 이어졌다

또 그렇게 사는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삼개월 후 또 만나자는 기다리는 설레임을 가슴에 채울 수 있었다

우산을 버리고 싶을 만큼 약이 올랐던 내 마음이

충분히 보상 받고도 남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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