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나의 하루

egg016 2009. 2. 5. 22:59

 

 

어머니 머리카락이 손안에 한웅큼 잡힐 만큼 많이 길어서 몇번을 말씀드렸다.

"엄니 미용실에 가야겠어요!"

"얘는 아파 죽겠는데 무신 미용실을 가자고 너도 참 철딱서니다!"

그리고는 산보하고 들어 오시면서 더우니까 땀이 난다고 투덜거리신다.

"머리가 길어 더 땀이 나니까 미용실에 가자구요!"

"내가 어디 잔치집에 가는것도 아니고 아파트 한바퀴 도는건데 그냥 나둬라!"

모자를 쓰고 다니시니 더 더우실텐데 며느리가 아양이라도 떨어서 데리고 가 주길 기다리시는거다.

예전에는 살살 아양을 떨어서 모시고 갔지만 이젠 그게 잘 안된다.

아니 그렇게 하는것이 더 힘이 들어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때까지 내버려 두게 된다.

그래서 집에서 시도도 해봤지만 가위질이 안된다...머리카락이 자꾸 빠져 나간다.ㅋㅋㅋ

아무나 손재주가 있는게 아닌가 보다.

드디어 오늘 엄니 기분이 좋아 보이길래...

"엄니 입춘이라 봄단장도 하는데 엄니 머리도 단장을 좀 하지요!!"

"하하 그럴까?"

아파트에서 불과 300m 앞에 있는 미용실을 가는 동안 내 몸에 의지를 하면서도 어지럽다고 하신다.

어떤 일이든 늘 이렇기 때문에 아양 떨 기분이 안나는지도 모르겠다.

다 자르고 거울을 보신다.

시원하고 예쁘게 된 머리를 보고 좋아하는 표정을 난 보았다. 그래도 좋다는 말씀을 안하신다.

미용사를 칭찬하면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아시는 어머니...

미용사에게 어머니 비위를 맞춰 달라고 미리 눈치를 주었고 알아서 잘 해줘 얼마나 고마운지...

덕분에 미용사에게 칠천원 커트비만 줘도 될 것을 엄니 몰래 만원을 주고 나왔다.

며느리나 다른 사람들 칭찬에 인색한 울어머니 어떻게 하나요.

울어머니 흉보는거 절대 아니랍니다...나이가 들면 다 어린애가 된답니다...ㅎㅎㅎ

이렇게 나의 하루가 또 저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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