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안역에서/박가월 주안역에서 떠나 버린 사랑을 치유하기 위해 숱한 이야기를 나누던 주안역 광장을 찾는다 공중전화기에 매달려 통화하는 사람들은 제각기 이유가 있다 숙녀는 애인과 어느 장소에서 만나자는 전화를 하고 유유히 사라지는데 그 옆 여인은 실연인 양 눈물을 글썽이며 돌아선다 신사는 골똘히 무슨 생.. 시인의 방 2008.09.29
독백 무지 길었던 하루. 좋은 날씨는약만 올려놓고, 겨울 옷을 꺼내 확인도 해놓고, 깍다만 밤도 깍고 TV도 보다가, 이리저리 뒹굴어도 보고, 한일이 없으니 졸립지도 않아 낮잠도 안자고, 어쨌든 지루했던 하루가 저물어 간다. 쉰다는 것도 이리 힘이 들 줄이야... 오늘 마지막 방송이었던, '엄마가 뿔났다' .. 일상에서 2008.09.28
행복의 언덕/박가월 행복의 언덕 작은 언덕 너머에 고향 집이 있었습니다 철따라 꽃이 피고 소쩍새 수리부엉이 울었습니다 할아버지에 할아버지가 넘나들고 할머니가 넘고 아버지가 넘나들던 곳 어머니가 넘고 자식들이 넘나들었습니다 늦게 귀가하는 날은 어머니가 언덕에 나와 아래를 내려다보며 우리를 기다렸습니.. 시인의 방 2008.09.27
여름같은 가을 겨울같은 가을 비가 내리고 하루 사이에 겨울같은 가을이다. 창이란 창은 다 닫으며 찬바람이 들어오는 곳은 없는지 살피고 다니다, 혼자 피식 웃는다. 그제만 해도 땀이 나도록 볕이 뜨거웠는데, 냥이들도 추운지 몸을 웅크리기 시작한다. 싸늘하니 찬기운이 긴옷은 불구하고, 두툼한 스웨터까지 생각나게 한다. 여.. 일상에서 2008.09.26
고맙습니다 황진이도 아닌 것이 네 년이 황진이도 아닌 것이 내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것이다 이리도 몰랐던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여인아 머리 속에 떠나지 않는 곡두 네 년이 무엇이관데 내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냐 黃眞伊가 있은들 무슨 소용 있으랴 보고 싶은 미운년. 책소개 월간[문학21]에 시<파도&g.. 일상에서 2008.09.26
업냥이 조카 짱이가 학원 끝나고 집에 오는데, 길잃은 아니 에미를 잃어 버렸을지도 모르는, 아기 고양이가 발밑에 알짱거리며 따라 오더란다. 지엄마한테 전화해 허락받고 집에 데리고 왔나보다. 동생은 데리고 오라 해놓고도 난감한지 전화로 이것저것 물어보는라 바쁘다. 내가 냥이 박사가 다 된 것 같다. .. 울집 냥이들 2008.09.22
안한 것 보다 낫다! 표현을 하는데 있어 인색한 사람이 있다. 어머니를 흉보는 것은 아니지만 ㅋㅋ... 이렇게 웃어야 내마음도 편하지 싶어 그냥 웃어 본다. 나이가 들어감에 몸에서 나는 냄새는 옆사람을 괴롭힌다. 팔년전 엄니수발을 들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몸에서 심한 냄새가 나는걸 느끼기 시작했다. 괄약근.. 일상에서 2008.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