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곡주 여인/박가월 소곡주 여인 박가월 서천 땅을 들어서며 소문을 듣지 못했나요 한산에 와 맛보지 않았나요 서천 땅을 지나가며 풍문으로 들리지 않던가요 앉은뱅이술 소곡주 왕이 찾던 백제 궁중술 목욕재계한 여인이 소복 차림에 정성 들여 빚은 한산의 명가술 한산지방에 들리거든 주막에 들려 한잔 마셔 보구려 .. 시인의 방 2008.08.14
장날 반 보기/박가월 장날 반 보기 박가월 1 사오십 리 먼길도 아닌데 불현듯 친정 식구가 삼삼하여 해가 중천에 올라 콩 한 말 이고 나들이옷 휘저으며 나선 이십오릿길 오일장. 2 원앙골에서 살다 어물전을 낸 산동 작은 이서방네 가게는 언제부턴가 스스럼없이 장에 가면 쉬었다 만나서 오는 원앙골 사람들의 만남의 장.. 시인의 방 2008.08.13
빗소리에 그 맑고 무더웠던 하늘에 언제 그렇게 많은 구름을 저장해 놓았는지 어김없이 빗소리에 잠이 깨어 홀로 돌아 다녔다 이제 모든 것들이 잠에서 깨어 활기를 띠고 분주히 돌아간다 나도 제자리로 돌아 갈 시간이다 새벽에 비가 내리면 몽유(夢遊)같은 병아닌 병 그래도 하늘은 다시 맑아 오기 시작한다 일상에서 2008.08.12
[스크랩] 위대한 문호들은 "시와 시인"을 이렇게 말했다 그 속에 한 조각의 애처로움도 가지고 있지 않은 책이나 시는 쓰여지지 않는 쪽이 훨씬 더 낫다. -오스카 와일드 나는 시를 만든 것이 아니다. 시가 나를 만든 것이다. -괴테 내가 바라는 것은, 우리의 현명한 젊은 시인들이 나의 산문과 시에 대한 간단한 정의를 기억해 달라는 것이다. 즉, 산문은 최선.. 일상에서 2008.08.12
염원 우리의 기도 당신의 몸은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타오르는 성화와 환희에 가득찬 찬가 입니다 당신의 몸은 당신의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영혼이 담긴 아름다운 기억 입니다 당신의 몸은 당신이 흘린 모든 땀방울의 아름다운 결정체 입니다 이제 우리는 여러분들의 염원을 위하여 기도를 올릴 것 입니.. 자작시 2008.08.11
99년 정동진 조각 공원에서 내려다 본...바닷물이 맑아 속까지 훤히 보인다 어쩜 그리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계시는지 정동진역...새해 아침엔 발 디딜 틈조차 없더니만 고기잡이 배는 한가로이 떠 있고 여행 할 땐 편안한 차림이 최고 입니다 일상에서 2008.08.09
요놈아 아하~ 드디어 잡혔다 쬐그만 한 것이 그렇게 가만히 있으니 이렇게 예쁘게 보여 줄 수 있는 것을 뭐이 그리 도도 해서 달랑 한장만 찍혀 주고 또 어디로 날아가 이눔의 속을 애타게 하는가 깍쟁이 요놈아 자작시 2008.08.08
꽃신/박가월 꽃신 박가월 예전에, 장가 못간 노총각 만복이는 새경을 받아 세상물정 모르는 순박한 계순이를 꼬드겨 애를 베놓고 춘궁기를 피하여 마을을 떠났다 돈벌어 꽃신 사다 준다고 떠난 만복이를 진달래꽃이 핀 시냇가 산모퉁이 언덕에 나와 올 날을 기다린다 먹을 거라곤 부잣집 개밥그릇이 부럽게 커지.. 시인의 방 2008.08.07
이른 아침 거리의 소음이 기지게를 펴기 직전의 이시간이 참 좋다 누구에게도 방해 받지 않을 수 있어 더욱 그러하다 아들 학교 다닐 때 부터 베인 습관을 지금 까지 지키고 있는 것도 참 기특 하다 밤새 깨끗해진 공기를 차지 할 수 있어 더욱 그러하고 한잔의 커피가 주는 맑은 향기가 내 마음을 깨워 주어서 더.. 일상에서 2008.08.07
거미의 덫/박가월 거미의 덫 박 가월 하늘과 지상의 중간 지점에 마귀 같은 놈이 덫을 놓 는다 양쪽 기둥에 가교를 놓느라 줄에 매달려 바람 을 타고 그네뛰기를 한다 견고한 기둥에 줄을 묶더 니 긴 다리를 엉금엉금 옮기면서 원을 그리며 총총 히 그물망을 엮는다 시커멓게 생긴 놈의 덫에 걸려 들면 도망을 못 가고 끈.. 시인의 방 2008.08.05